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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옛 활터를 찾아서(1)-백호정

기사승인 20-06-2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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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다섯 활터 가운데 하나.....

잊혀진 물건을 찾거나 장소를 찾아다니는 취미생활은 상당히 고급스러운 취향의 취미에 속한다. 그만한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방랑벽 있는 취미생활도 만나서 즐거운 이와 함께 하게 된다면 시간이 더 빠르게 흐름을 느끼게 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절로 체감할 터이다.

요즘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하여 온 세계가 어수선하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범람을 잘 막아내는 상황이고, 이제는 조금이나마 개인적 활동에 제약을 풀어가는 상황이다. 그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석 달여에 걸친 집과 회사만을 왕복하는 생활에 지쳐갈 때 쯤, 걸려온 전화가 모처럼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외부활동에 주의를 기울이면 크게 염려할 사항이 아니니 지난번 이야기 되었던 잊혀 진 활터들 탐방에 나서봄이 어떠하냐는 ~ ~. 주중에는 필자가 생업전선에 있으니 같이 다닐 수 없고 주말에는 같이 다녀도 되지 않겠냐는 말을 전하며, 같이 동행하기를 권하신다. 언제나 반가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김기훈 교수님이다. 그 속에는 말동무가 필요하다는 전제가 깔려있음을 모르지 않으니 혼쾌히 일정을 챙겼다.

4월 25일 토요일 11시 황학정 들어가는 초입 사직파출소 앞 약속장소에 나가보니 내가 선착이다. 항상 먼 곳에 사는 사람이 부지런떨기 마련이다.

의자에 앉아 기다리자니 양복을 위아래로 반듯하게 차려입으신 키 큰 노신사 한분이 길 건너편에 서성거리고 계시다. 다가가보니 백호정 터를 안내해 주기로 한 황학정의 이종구 고문님이시다. 반가이 인사를 드리고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오늘 탐방을 주선한 선동자가 제일 늦착이다.

이종구 고문님은 누상동에 40여년을 살고 계시다 한다. 그러니 누구보다 누상동 일대는 손금 보듯이 꿰고 있기에 조선의 궁술에 기록되어 있는 백호정 터를 잘 알고 계신 듯싶다. 이 고문님의 안내로 차 한 대가 겨우 지나다닐만한 골목길을 좌로 돌고 우로 돌았다.

가는 동안 누상동 지명의 유래에 설명을 해주시는데 마을 중간쯤에 정자하나 있었고 그 정자를 기준삼아 위쪽 마을을 누상동, 아래쪽 마을을 누하동이라 지명하였다 설명해 주신다. 그렇게 골목 끝자락에 도달하여 마주한 백호정 터는 학교축대 끝에 남은 바위에 새겨진 백호정 암각문과 그 밑의 안내 표지판이 전부다. 암각된 바위 밑 터는 겨우 2평 남짓한 공간이 전부다. 시멘트로 발라놓아 평상 하나 자리할 수 있는 공간에 덜렁 서 있는 안내 표지판이 서럽고 외로워 보인다. 암각된 백호정의 글씨는 숙종때의 명필가인 엄한붕이 쓴 것으로 전해진다.

두런두런 사대와 무겁터의 방향에 대해 이 고문님과 방향을 추정해 보니 사대는 암각 바위 밑으로 추정하면 될 터이다. 무겁터 방향은 동쪽으로는 궁궐방향이어서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 살을 날릴 수 없었을 것이기에 아닌 듯 하고, 북쪽은 백호정이 암각된 바위가 떡하니 자리 잡았으니 그 방향도 아니다. 서쪽은 지금이야 학교터지만 예전에는 오르막 산자락이었을테니 한참 올려다봐야 하는 앙사가 되어 자연스레 남은 방향은 남쪽이다. 백호정이 각인된 바위 밑에 서 보면 자연스레 바라보이는 방향이니 무겁터는 남쪽방향이 맞겠다.

 

정사 터는 어디쯤일까?  만일 정사가 지어졌었다면 동쪽방향일 것이라 추측을 해본다. 지금의 그 방향에는 작은 한옥 한 채가 멋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안내표지판의 백호정 소재지로 기록된 주소는 서울 종로구 누상동 27-12로 되어 있다. 백호정이 사라진 후에 후대 터로서 풍소정이 기록되어 있으나 백호정이 언제 폐정이 되었는지는 기록이 확실치가 않다.

 

터 탐방을 마치고 초입으로 내려와 통인시장 입구에서 점심을 마친 후, 이 고문님과 헤어진 후 가까이 있는 등과정 터를 가기로 하여 남은 이 둘이서 도란도란 이러저러 이야기꽃을 피우며 걸음을 옮겼다.

天人 金相佚

국궁신문

<저작권자 국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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