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의 행려풍속도는 8폭 병풍 그림으로 선비가 세속을 유람하면서 바라본 풍정을 담은 풍속화이다. 그런데 8폭의 그림 중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선비가 들고 있는 활이 그려진 ‘가두매점’이라는 그림이다.

선비가 들고 있는 활을 자세히 살펴보면 요즘의 각궁을 올리고 난 뒤에 각궁에 가한 열을 식히며 안정을 취하고자 궁대로 둘둘 감아 보궁의 형태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은 그림 속의 활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각궁의 고자(평고자 형태)의 형태와는 다른 선고자의 활임을 확인 할 수 있다. 선고자 형태의 각궁은 군용(軍用)으로 추정되고 있는 우리민족의 전통 각궁이다.

조선중기 이후에 그려진 각종 활 그림중 고자가 선고자 형태의 것은 처음 발견된 것으로 동일한 시기에 그려진 김홍도의 활쏘기에 있는 평고자 형태의 활과 같은 시기에 존재했음을 확인하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그림이다.

이 그림의 존재를 필자에게 알려준 사람은 서태식 접장이다. 국립민속관에서 전시중인 행려풍속도 8폭 병풍 그림 중 활이 그려진 ‘가두매점’ 그림의 일부를 촬영한 자료를 국궁신문에 제공하여 이를 토대로 필자가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국내에서 2010년도 모사 복원된 그림을 찾을 수 있었다.

이 곳에 소개되는 자료는 인터넷 개인 블로그(http://gardensong.tistory.com)에 등록된 모사본 그림이다. 원본은 프랑스의 국립기메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궁계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우리민족의 군용(軍用) 각궁으로 추정되는 김홍도의 행려풍속도 속의 활이 우리 활을 사랑하고 연구하는 분들에게 새로운 연구를 할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선고자와 평고자】
현재 우리나라의 활터에서 사용하는 각궁은 활시위가 얹히는 고자의 정면 면적이 측면보다 넓다 하여 평고자라고 하며, 외국의 중국, 몽골, 터키 등에서 사용되는 각궁고자는 활시위가 얹혀지는 정면 면적이 측면 면적보다 좁아서 국궁계 일부 사람들은 선고자라고 부른다. 필자는 이러한 구분을 송무궁을 만드는 박도민 사장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한국각궁, 평고자/외국각궁, 선고자]

무사내외@국궁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