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궁술연구회 성문영 회장 회갑기념 족자
잊혀진 활터의 아름다운 풍속

성낙인 옹의 유품 가운데 성문영 조선궁술연구회장의 회갑을 기념하는 족자가 있어 화제다.

석천 유해종이 7언시로 비단에 쓴 것을 족자 형태로 배첩한 것인데, 글씨가 아름다워서 보는 사람마다 감탄을 하는 작품이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번역은 군산 진남정의 윤백일 접장이 했다. 그리고 이 족자는 국궁논문집 제8집에 소개된 바 있다.

운로 성사두의 육십일세수를 삼가 축하함
세상 사람들은 그 덕에서 복을 찾지만 나는 그 마음을 보네.
황학정의 온갖 기틀 심히 닦은 그대의 덕은 높기만 하네.
활쏘기는 禮樂의 다음으로 육예의 세 번째를 잇는데 이 법도는 고금에 변함이 없네
하늘의 뜻으로 어진 사람이 장수하였으니, 자식은 즐거이 춤추어(萊舞) 효도하였고, 어버이는 공자가 그 자식교육함(趨庭)을 닮지 못할까 삼가 두려워하였네.
옥당의 한 가운데 쑥대화살을 설한 이래, 오늘에 이르러 60수를 누리게 되었네.
화후의 화살들이 과녁의 홍심에 박히는 동안 나와 함께한 그 세월이 얼마인가.
평소에는 임금을 위해 향기로이 한 갈래 머리를 땋았으니 궁술뿐만이 아니라 그대의 갓(冠)조차도 마땅한 것이네.
경오년 초가을 (음력 7월경) 석천 유해종 삼가 지음

옛 사람들의 운치와 풍류가 잘 살아있는 글이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데, 옛 풍속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좋은 점이기도 하고, 오늘날 활터에서 잊어버린 아름다운 풍속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우면서도 즐거운 일이다. 특히 글씨가 아름다워서 붓글씨를 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탐낼 서체이다. 진품을 본 이자윤(진해정) 접장은, 이 글씨를 집자하여 필요한 곳에 쓰면 좋겠다며 사진을 촬영을 해갔다. 문외한이 보기에도 이 글씨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듯하면서도 붓이 흐르는 힘과 맺힘이 적절히 어울려서 힘있고도 아기자기하다는 느낌을 준다. 일가를 이룬 사람의 붓글씨라는 생각이 든다. 활터에 이런 문화유산이 있다는 것이 오늘날 활쏘는 활량들로 하여금 가슴 뿌듯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