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는 성문영 공의 부고장을 소개했는데, 이번에는 성문영 공의 죽음과 관련된 중요한 자료인 부의록을 소개한다. 부의록은 장례식 때 조문 온 분들 명단과 그들이 낸 부조를 정리한 글이다. 보통 이런 글들은 장례가 끝나고 세월이 좀 지나면 기억하는 사람이 없어 대부분 버려지기 마련인데, 성낙인 옹의 경우는 선친 성문영 공의 모든 자료를 아주 잘 보관했다. 그 분의 살아생전에 성품이 아주 꼼꼼했음을 짐작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세심한 성품 덕에 근대 활쏘기를 연구하는 우리가 한결 발품을 덜 팔고도 중요한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부의록은 한지를 작게 접어서 책처럼 꾸몄다. 그리고 아주 작은 붓으로 글씨를 작게 썼다. 여기에 나타난 이름을 보면 당시 성문영 공의 교제 범위를 알 수 있기에, 여기에 등장하는 이름들은 모두 우리 근대 활쏘기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이다. 앞으로 이 분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자료가 정리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제1쪽]

[제2쪽]

이 글은 한문으로 기록됐기 때문에, 글자를 정확하게 판독하려면 한문과 붓글씨에 대한 높은 안목과 소양이 필요하다. 이번에도 윤백일(군산 잔남정) 접장이 수고를 해주었다. 한글로 옮긴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의록

제1쪽
賻儀錄
檀紀 4280년 12월 14일
護喪所

제2쪽
金命植氏
李彰勛氏
勸農洞會 洋草3丁(양초3정)
白鈗勝氏
李圭憲氏
朴允煥氏
李南鎔氏
朴德信氏
朴德吉氏
金榮洙氏
金恩晸氏
金載天氏
柳永苾氏 故人肖像畵揮毫 (고인 초상화 휘호)

제3쪽
安商灒氏
蔡永默氏
朴文○氏
車希舜氏
金東杓氏
李壽福氏
李鎭男氏
崔炳奎氏
文仁圭氏
宋澤煥氏
鄭鍾根氏
裕豊商會 社員一同
成寬永氏
成鎭永氏

제4쪽
成潤永氏
成樂淳氏
成樂三氏 --- 金 삼만원
姜基鳳氏
黃鶴亭 射員一同
梁德絃氏
金元舜氏
鄭完基氏
金在奧氏
兪滿鎭氏
李宗壽氏
黃宗昱氏
宋德基氏 --- 송덕기
嚴柱恒氏
李相八氏

제5쪽
金○源氏
尹琦煥氏
馬鍾旭氏
李明根氏
林昌蕃氏 --- 임창번
鄭鏞朝氏
黃宗河氏
無名氏
李寅煥氏
盧明子氏
無名氏
開城 (暈浩)氏
金時浩氏
振興樓氏 --- 진흥루(인명은 아닌듯함)
朴容致氏
曺奎煥氏

제6쪽
金基善氏
鄭定奎氏
愼祥宰氏

금액은 이름 밑에 한자로 적었는데, 여기서는 옮기지 않았다. 액수를 보면 2백원과 3백원이 가장 많고 천원까지도 간간이 눈에 보인다. 액수가 아주 많은 경우도 있는데, 양자인 낙삼의 경우 3만원을 한 것으로 적혔다. 보통 사람들의 부조금이 3천원인데, 당시 3만원이면 그것의 열 배이니, 꽤 많은 액수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액수의 가치를 환산하는 것도 당시의 활터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일이다. 

온깍지궁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