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2016.11.26) 충북 청주시 남일면 쌍수리에 있는 청주시 국궁장에서 온깍지활쏘기학교 동문들이 주최한 활쏘기 대회가 열려 성황리에 끝났다. 온깍지활쏘기학교는 2012년에 개교하여 인터넷을 통해서 접수받고 오프라인에서 4차례 교육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곳 출신의 동문들끼리 매년 두 차례 모여서 대회를 치르는데, 이번에 초대 이상열 회두의 임기가 끝나고 2대 회두로 정화영(천안정) 접장이 추천되었다. 전임 회두의 이임식과 신임 회두의 취임식을 겸한 대회가  청주시 국궁장에서 성대하게 열린 것이다. 대회는 총 3순 경기로 치러졌고, 30여명의 무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즐겁게 진행 되었다.

3순 경기 결과 1위는 이연수(청주 우암정), 2위는 윤병선(청주 구룡정) 정만진(평택 화궁정), 3위는 이상열(청주 구룡정) 신재숙(청주 구룡정) 송영재(청주 우암정)이 했다. 이 대회의 가장 큰 상인 궁체상은 김소라(양주 무호정) 여무사가 탔다. 상품으로는 뿔로 깎은 깍지와 전복, 팔찌 같은 것이 각기 주어졌다. 학생부에서는 1위는 김은빈(충북예고3), 2위는 김수현(충북예고3) 이소정(원평중3), 3위는 엄유정(원평중3) 지유진(충북예고1) 정민아(충북예고3)이 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가야금병창을 전공으로 한 학생들이 호중을 하여 더욱 의미있는 대회가 되었다. 호중은 서울 경기도 지역의 획창이 지방으로 내려가면서 약간 변형을 이룬 것이다. 그럼으로써 나름대로 지역 문화로 자리잡아서 호중이라는 이름으로 정착했다. 옛날에는 3순경기를 하면서 관중을 하면 뒤에서 소리기생이 호중을 하였다. 이것이 1980년대 초반까지 이어지다가 지금은 사라져서 인천편사에서만 시행된다. 

이러던 것이 2002년도에 온깍지궁사회에서 윤준혁 사수 취임식을 하면서 젊은 국악인들을 불러 호중을 함으로써 자칫 끊어질 뻔한 풍속이 겨우 기록과 영상으로 남았다. 그 뒤 국궁계에서 이런 전통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면서 묻힐 뻔하다가 온깍지활쏘기학교의 관심으로 어렵게 이어졌다. 2015년 가을 장호원의 뚝방터에서 충북예고의 국악전공 학생들이 처음으로 획창을 배워서 활쏘기 대회에 적용시켜 연습을 하였다.

이번에는 이를 본격화하여 <제1회 우리 활과 소리의 만남>을 기획하였다. 비록 아주 간단한 규모이지만, 활량들의 화살이 과녁에 맞을 때마다 젊은 국악도들이 부르는 호중이 허공으로 울려퍼졌다. 장단은 정민아가 맡았고 호중은 김은빈 지유진 엄유정 이소정이 맡았다. 5자대를 맞추면 3겹 지화자가 울려퍼지고 구경하던 사람들까지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었다. 우리 활과 우리 소리가 어울리는 아름다운 현장으로 탈바꿈하였다. 활터에 오래 전해오다가 단절의 위기를 맞은 호중 전통이 어렵게 청주의 한 활터에서 살아났다.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앞으로도 이런 모임을 계속 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호중을 한 김은빈 학생은 "정진명 선생님이 옛날 활터에서 하던 창이 있다고 가르쳐주셔서 와서 한 번 해봤는데, 이런 전통이 있다는 것을 새로 알게 되어 기쁘고, 오늘 하루 종일 활쏘기도 하고 옛날 하던 창도 하고 재미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축하 공연도 있었다. 정민아가 장구로 휘몰이 장단을 연주했고, 지유진을 비롯한 3명의 학생이 남도 민요를 불러 대회 분위기를 한 껏 돋우었다.

앞으로 이번 공연기획이 자리를 잡게 되면 우리 활터의 훌륭한 전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 공연이 온깍지활쏘기학교와 연계되어 계속 이어질지 관심을 끈다.
 

신임 정화영 회두
 

 
학생부 경기 모습 및 활쏘기 체험
 

정순경기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