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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량전, 120년 만에 외출하다.
사직정에서, 57미터의 유쾌한 비상
기사입력 2017-12-25 오후 2:12:00 | 최종수정 2018-05-21 오후 2:12:54   

부산광역시 동래구 사직동에 있는 활터 사직정(사두 이석희)에서 12월 24일, 궁사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20년만에 복원된 육량전 실증시험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날 열린 시험은 지난 12월 11일 국궁신문에 소개된 <복원, 육량전을 만나다>에서 첫 공개된 육량화살을 활터에서 궁사들의 실전 활쏘기를 통해 각종 자료를 얻기 위한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오후 3시경부터 진행된 육량전 실증시험은 먼저 예상되는 육량전 비거리인 50미터에 표시를 해두고 줄자를 설치하였으며, 사직정 이석희 사두로부터 육량전 시험에 관한 간략한 소개가 있었다.

동일한 조건에서 유효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 발시 시험에 사용될 2개의 육량전은 깃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번갈아 쏘되, 같은 세기의 활(개량궁 76파운드)을 사용하는 시험을 먼저 진행하였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궁사 개인의 활을 이용하여 육량전의 비거리를 측정하도록 했다.

이날 시험에 사용된 육량전은 총길이 1미터에 촉 무게(6냥 6돈) 포함 화살의 총 중량이 9량에 이르는 아주 무거운 화살이다. 실제로 육량전의 기준은 촉 무게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므로 화살대 등을 포함하면 육량전의 무게는 대개는 8냥 내외 정도가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험에 앞서 육량전을 보는 궁사들의 시선은 화살의 크기와 무게에 놀라워 했고, 당황스러워 하기도 했다. 사실 육량전은 현재 남아있는 유물이 없어 박물관에서 조차도 만날 수 없으며, 사료의 기록에서나 간신히 볼 수 있다. 김홍도의 활쏘기와 신윤복의 계변가화 풍속도에서 육량전의 생생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조선시대 무과 응시생들이 사용한 활의 세기에 비해 아주 약한 76파운드 활을 이용한 육량전 실증시험 결과 4명의 궁사가 모두 21번의 활쏘기를 하였으며, 평균 사거리 52미터를 기록하였다. 21번의 기록중 최소 44.2미터, 최대거리는 57.7미터에 이르렀다. 깃의 유무에 따른 비거리의 차이는 있었으나 유의미한 데이터는 얻지 못했다. 아울러 연궁인 36파운의 활을 사용한 육량전 비거리는 21미터를 기록했다.

활의 세기와 육량전의 무게에 익숙하지 않은 부산의 궁사들이 육량전 실증시험에서 조선시대 육량전 무과 거리인 80보(96미터)를 초과하는 기록을 얻지는 못했지만 120여년전 조선시대 무과 응시생들의 느낌을 조금이나마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국고전종합DB 사이트를 통해 확인한 결과 조선시대 철전(육량전, 아량전, 장전)을 사용한 마지막 기록은 1891년(고종28년) <각사등록(各司謄錄) 경상우병계록>에 정시무과 시취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1895년 조선시대 무과폐지 이후 육량전 쏘았다는 기록은 전무하며 1929년 발간된 <조선의 궁술>에 정량궁과 육량전에 대한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그러니 이번 사직정 육량전 실증시험은 실로 1891년 이후 120년 만에 다시 등장한 활쏘기로 기록될 것으로 보여진다.

육량전의 각종 시험결과는 육량전을 복원한 파주 영집궁시박물관에 제공되어 육량전 최종 복원에 활용될 예정이며, 2018년 초 발간예정인 <국궁논문집> ‘육량궁과 육량전 소고’ 논문에 포함되어 구체적으로 소개될 계획이다.

끝으로 2018년도에는 육량전이 많이 보급되어 사법연구는 물론 전통활쏘기의 외연 확장에 큰 진전을 이루기를 기대하며, 12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 육량전을 기쁜 마음으로 환영해 주신 부산 사직정 이석희 사두님을 비롯한 궁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장오현 부산시대표선수(사직정 부사두)


장상수 부산시대표선수(사직정) 


이기호 부산시대표선수(수영정) 


김정규 접장(사직정 총무) 


기록 미카엘라 접장(사직정 부총무)


기록 이건호 접장(국궁신문/사직정)

[본문수정/2018.01.20] 육량전 마지막 기록을 "1877년(고종14년) <각사등록(各司謄錄) 충청감영계록(忠淸監營啓錄)>"에서 "1891년(고종28년) <각사등록(各司謄錄) 경상우병계록>"으로 수정하였으며, 기사 제목 또한 "육량전, 140년 만에 외출하다"를 "육량전, 120년 만에 외출하다"로 수정합니다.

기사제공 : 국궁신문
복원, 육량전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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