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만에 부활하여 전국을 횃불 봉송처럼 순회한 육량전이 자신의 출생지인 파주의 영집궁시박물관으로 돌아갔다.

작년(2017) 12월에 이건호 접장의 연구를 바탕으로 영집궁시박물관의 유세현 관장이 복원한 육량전은 2개, 하나는 깃이 없고 하나는 깃달렸다. 이 두 화살을 이건호 접장이 부산 사직정에서 시험 습사를 진행하여 기초자료를 정리했고, 1달 뒤 청주의 장수바위터에서 정진명 접장이 30여명과 함께 다시 시험 습사를 진행하여 기초자료를 정리했다.

이 두 차례 시험을 통해 얻어진 결과는 아주 간단했지만, 육량전에 관한 많은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첫째는, 육량전의 무게가 6량이 아니라 그 이상이라는 점이다. 육량전이란, 촉의 무게를 말하는 것이다. 촉만의 무게이기 때문에 살 전체의 무게는 8냥이 넘게 된다. 이번의 경우는 9냥을 넘었다.

둘째는, 깃의 존재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모든 화살에는 깃이 달려야 바람을 가르며 방향키 노릇을 하지만, 육량전의 경우는 깃이 있으나 없느나 날아가는 데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셋째는, 현재의 활로는 육량전의 실상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개량궁 70파운드 정도 되는 활로 쏘아도 육량전이 날아가는 거리는 기껏 해야 60~70미터였다. 따라서 육량전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면 정량궁을 복원하여 써야 한다는 점이다.

이밖에도 육량전을 쏜 사람들은 우리 옛 조상들의 무과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좋은 체험을 해주었다. 이렇게 하여 전국을 순회한 육량전은 평택의 느새터 너른 들판에서 마지막 운명을 고했다. 제3회 편전대회가 열린 평택에서 한량들이 30여명 모였는데, 이들도 아직 갈라지지 않은 깃달린 육량전을 쏘아본 것이다. 2018년 2월 3일의 일이다.

이날도 행사를 마치고 자투리 시간에 육량전을 쏘아볼 기회가 있었다. 아직 고장나지 않은 깃달린 육량전을 몇 명이 쏘았는데, 떨어지면서 내촉의 시작점이 휘어지는 결과를 자꾸 만들었다. 그래서 바로잡아서 쏘았는데, 강중원 접장이 70여미터를 날려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마지막으로 날아간 육량전이 근처의 전봇대를 찍었는데, 확인해보니 그 충격을 못 이기고 살대에 잔금이 갔다. 육량전은 마지막까지 제 몫을 다하고 생명이 다한 것이다.

이 육량전은 영집궁시박물관으로 돌아갔다. 유세현 관장은 이것을 박물관 전시실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럼으로써 120년만에 나타난 육량전이 멋진 비행을 마치고 다시 역사 속으로 돌아갔다. 앞으로 이 육량전 시험을 토대로 새로운 육량전을 만들어서 새로운 실험을 시행할 예정이다.

자료 : 국궁포럼, 편집 : 국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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