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의 솔포는 방긋 방긋 웃고..... 

지난 토요일(2018.08.25.) 인천 용유도 남북동의 한적한 바닷가에서 특별한 활쏘기 모임이 열렸다. 제4회 인천 전통 활쏘기 한마당. 온깍지동문회 학소대에서 주관한 대회였는데 주로 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한량들이 제안하여 올해로 4번째를 맞은 대회이다. 전국각지에서 몰려온 30여명의 한량들이 바닷가 모래톱에 솔포를 치고, 정순 3순 경기를 한 것이다.

강중원 권무의 사회로 열린 개회식에서는 정화영 회두, 정진명 교두의 축사가 있었고, 정만진 사백의 환영사가 있었다. 뒤이어 행사 진행자인 박순선 권무가 대회 운영 방법과 작대를 발표하고 정순경기로 이어졌다. 모두 4띠로 짠 뒤 2명이 무겁으로 나가서 1명은 고전을 보고 1명은 여행자들의 모래톱 진입을 통제하였다. 특별한 모습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한 동안 구경하는 일이 온종일 이어졌다. 바닷가에서 하는 행사인 만큼 여러 가지로 특별한 풍경과 재미가 있었다고 참가자들은 말한다. 바닷물이 들어와서 철썩거리고, 그 사이로 한량획창이 길게 솔숲으로 흘러들고 시윗소리와 함께 화살은 바람을 가르고, 무겁의 솔포는 방긋 방긋 웃고.....

하루 종일 이어진 3순 경기 끝에 수상자가 결정되었다. 1위는 정해득(청주 우암정) 접장이 했고, 2위는 류근원(우암정), 고관순(장수바위터)이, 3위는 정화영(천안정), 김지희(연무정), 송효준(안양정) 접장이 했다. 오후 3시 30분 무렵에 바닷물이 만조가 되어 모래톱까지 꽉 차올랐다. 마침 진행된 시상식에서 최다 시수로 1위를 한 정해득 접장을 다른 사원들이 번쩍 들어다가 바닷물에 던졌다. 인천 전통 활쏘기 한마당을 바닷가에서 실시한 이래 우승자를 바닷물에 빠뜨리는 것은 이 대회의 전통이 되었다. 작년에는 정만진 접장과 정화영 접장이 물에 흠뻑 빠져서 참가자들이 박장대소했다.

이 대회의 가장 빛나는 상은 궁체상이다 습사를 열심히 하여 궁체의 발전이 눈부신 사람에게 궁체상이 주어지는데, 이때 부상으로 이날 작성된 획지가 주어진다. 획지는 문종이(한지) 전지에 붓글씨로 일일이 쓴 것이다. 지난 대회에서 받은 획지를 몇 사람이 표구하여 거실에 걸어놓으니, 아주 운치가 있더라는 얘기를 한다. 활터에서 벌어지는 풍속이 이렇게 품격있는 문화임을 실감한다는 것이다.

시수상 우승자와 궁체상 수상자는 이날 특별한 행사를 했다. 즉 얼굴에 먹물로 안경을 그리는 장난을 한 것인데, 이것을 인천에서는 획지불림이라고 한다. 수상자 2명의 맨 얼굴에 먹물로 그려진 커다란 안경을 보면서 사람들이 환하게 웃었다.

이렇게 하여 인천의 바닷가 모래톱에서 하는 특별한 활쏘기 행사가 끝났다. 규격화된 활터만의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행사를 통해 전통 활쏘기의 다양성을 살려가는 노력이 필요하다.이런 노력들이 국궁의 미래를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