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6일(토), 활백일장계승회(회장 정만진)가 주관하는 기해년 활 백일장이 성황리에 잘 끝났다. 활 백일장은 1970년대까지 경기도 지역에 성행하던 활쏘기 방식으로, 1980년대 접어들면서 거의 다 사라져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행사이다.

일제강점기하의 신문을 보면 단옷날 행사 중에 활 백일장의 거의 모든 지역 기사로 나타난다. 그런 왕성한 활쏘기 행사가 자취도 없이 사라져서 그 형식도 아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이에 대한 기억을 정확히 하는 구사들은 적지 않아서 정진명의 <이야기 활 풍속사>에도 자세히 나오고, <국궁1번지>를 비롯한 활 관련 저술들에서도 간간이 보인다. 특히 아직 생존해 계신 구사들 중에서 활 백일장에 참여한 사람들도 많아서 그들의 증언을 들으면 언제든지 실시할 수 있는 독특한 활쏘기 방식과 전통문화이다.

이것이 없어진 것을 안타까워 한 온깍지동문회(회두 정화영)에서 제안하여 수도권 모임인 학소대의 주관으로 2018년에 처음 시도되었고, 그 때 시행착오를 거쳐서 올해 처음으로 완전한 활 백일장을 열게 된 것이다. 2018년에는 백일장을 계승하기 위한 모임인 ‘활백일장계승회’도 결성되었다. 이 모임은 2018년 1월에 처음 출범하였고,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백일장을 평택시 팽성읍 들판에서 실시한 것이다.

이날 참가한 사람은 모두 20여명이었는데, 이날 발행한 비교권 60장이 모두 팔려 좋은 시수를 내기 위한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경기방식임을 입증하였다. 이날 예선전을 거쳐서 본선에서 비교전을 거쳐 결과가 확정되었는데 다음과 같다.

1위: 이연수(청주 우암정)
2위: 신헌호(양산 춘추정)
3위: 정해득(청주 우암정)

백일장은 여느 대회와 달리 과녁 크기와 거리 모두 주최 측에서 마음대로 결정한다. 그래서 더욱 묘미가 있다. 처음에는 4×5미터 되는 커다란 천을 90미터 거리에 놓고 쏘다가, 냉장고 문짝만한 종이 상자를 40여 미터 거리에 놓고 쏘았다. 수많은 변수가 생기면서 희비가 엇갈리는 스릴 만점의 대회가 되었다.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정말 새로운 형식이어서 재미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으로도 계속하여 이어질 활백일장계승회의 활동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