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깍지동문회 학소대에서 주관하는 제5회 인천 전통 활쏘기 한 마당이 8월 17일 잘 끝났다. 학소대에서는 매년 여름에 인천의 한 바닷가에서 활쏘기 놀이를 열어 활터의 활쏘기와는 또다른 차원을 전통 활쏘기를 즐긴다. 그 행사가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았다.

아침 10시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은 모두 30여명, 가족까지 합치면 40여 명이 모여서 즐거운 자리를 만들었다. 오전 10시부터 모인 사람들은 바닷가 모래톱에 의자와 책상을 놓고 천막을 치고 솔포까지 친 뒤, 각궁을 얹는 등 바쁘게 준비를 마쳤다. 11시가 다 되어 박순선 권무와 박상조 권무의 주관으로 개회식이 진행되었다. 축사와 환영사가 있었고, 새로 참석한 사람들을 소개하는 순서가 이어졌으며, 뒤이어 바로 작대를 여섯으로 짜서 대회게 들어갔다.

대회는 150미터에 무과 과녁의 크기로 만든 솔포를 걸어두고 3순경기를 하는 방식이다. 거리와 과녁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시수는 뚝 떨어졌지만 참석한 사람들은 시수보다 온깍지로만 쏘는 특별한 경기라는 점에 의미를 두었고, 국궁계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니야기를 나누었다.

3순 경기가 끝나고 오후 5시가 되어서야 경기가 모두 끝났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1위 이연수
2위 류근원 이상열
3위 전○식 최○기 신헌호
4위 박현규 박진석 정해득 김옥유
복식상 강중원, 궁체상 신○나

온깍지 대회에서 가장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상은 궁체상이다. 전통 사법의 구현자라는 의미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신0나 여무사에게 돌아갔다. 신0나 여무사는 부상으로 이날 획지를 받았다. 온깍지 모임에서 하는 대회의 획지는 붓글씨로 한지 전지에 쓴다. 완전히 옛날 방식이다.

이날 참석자들에게는 궁낭이 선물로 하나씩 주어졌다. 궁낭은 활에 쓰인 소품들(깍지, 쌈지, 삼지끈, 밀피....) 같은 것을 넣어두는 주머니이다. 옛날에는 모두 썼는데, 지금은 거의 다 사라져서 용도도 모양도 기억하는 사림이 거의 없는 물건이다. 이날 나눠준 궁낭은 정진명 교두의 노모가 직접 만든 궁낭으로, 요즘 시중에서 파는 것이 아니라 옛날 방식으로 만든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

이날 참석자들은 어촌계에서 준비해준 해물칼국수로 저녁까지 먹고 아쉬워하는 가운데 다음 모임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올바른 전통을 유지하려는 모임이니만큼 국궁계의 다양성을 위해서 이런 방식의 모임은 꼭 필요한 실정이다. 국궁 문화의  다양성을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