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정읍 고부 군자정

郡府沿革及君子亭經歷

本百濟古沙夫里郡 新羅改今名古阜 高麗太祖十九年 改稱瀛洲觀察使 光宗二年 改稱安南都護府 顯宗十年 復古阜 忠烈王五年 靈光諸郡來並載與地勝覽 甲午亂後 庚戌 設裁判所警察署憲兵隊管轄七郡 越五年甲寅 因南鮮鐵道開通 移並于井邑郡 郡亦廢焉 君子亭 未記何時何人刱建 而有畵棟三間 石橋三間 環回鑿池 種蓮因名蓮亭 自古傳稱白蓮生于紅蓮中 科宦連出云 余亦多有徵驗焉 距今百七三年 英宗四十年 甲申 李侯世馨 重修此亭曰擧 郡人才之盛衰 有關於蓮亭之興廢云 果有先見之明歟 環堤多有茂林脩竹 庭畔又有二松 皆數圍 半覆簷角 半倒池中 無人不愛 憲宗三年丁酉 洪侯益謨 題楣云 二松留見一哦處 不改長靑覆畵櫳之句 噫 伊後無人修葺 亭古而欲廢矣 何幸 己亥秋 趙侯圭熙 任玆郡也 治蹟布于鄰邑 政通人和 越明年庚子 先脩池塘 又下捐助文於本郡在九面 多士之義捐 爲幾千金之多 辛丑春 起工重建 以趙侯之遞任 未能繼事 施至三四年 終竣工 卒得武士習藝之所 其後 又因世變 亭廢射弛 距今二十年前 二松忽然枯死 滿岸林木 亦隨痿枯 亭之勝槩盡 失面目 庚戌 借設憲兵駐在所 竟奪軍用之地 壬申 幸屬於郡競賣 有志諸員及吾殷老少共力買還 屬于半萊大門中 以爲永遠講武之所 嗚呼 郡之興廢 亭之毁新在於天理循環 非人力所可及 然此亭 則若非趙侯之重建及壬申之推還 豈能得存今日之完美哉 後之人與趙侯諸員 同志嗣而葺之 庶斯亭之不朽也

歲在丁丑五月端午 耕雲 殷以澈 記

군부 연혁 및 군자정 경력
(郡府沿革及君子亭經歷)

본래 백제 고사부리군(古沙夫里郡)이며, 신라 때 지금 이름 고부(古阜)로 고쳤다. 고려태조 19년(936)에는 영주(瀛洲)관찰사로 개칭하였고, 광종 2년(951) 안남도호부로 고쳤다가, 현종 10년(1019) 다시 고부가 되었다. 충렬왕 5년(1284)에 영광(靈光)의 여러 군들과 함께 여지승람(輿地勝覽)에 등재되었다. 갑오난(1894)이후 경술년(1910)에 재판소, 경찰서, 헌병대가 설치되어 7개 군을 관할하였으나 5년 후 갑인년(1914)에 남선철도(南鮮鐵道)가 개통되어 모두 정읍군으로 옮겨갔다. 고부군은 폐지되었다.

군자정은 어느 때에 누가 창건했는지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아름답게 단청한 정자 3칸, 돌다리 3칸에, 정자 주위를 빙둘러 연못을 파고 연꽃을 심었기 때문에 연정이라 이름하였다.

예로부터 홍련(紅蓮) 가운데에서 백련(白蓮)도 피면서 과거에 합격하고 벼슬하는 이들이 연이어 나왔다고 전해진다. 나 또한 거기에서 많은 징험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73년 전 영종40년(1764甲申) 군수 이세형(李世馨)이 정자를 중수하고 나서 말하기를,‘이 고을 인재들의 성쇠(盛衰)가 연정의 흥폐(興廢)와 관계있다.’고 하였으니 과연 선견지명이 있지 않은가. 정자 주변 제방을 둘러싸고 무성한 숲과 아름다운 대가 많고 뜰에는 또한 소나무 두 그루가 있었는데 모두 몇 아름되어서 반은 처마 끝을 덮고 반은 연못 가운데로 기울었으니 그 아름다운 풍경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었다.

헌종 3년(1837丁酉) 군수 홍익모가 시판(詩板)에 ‘내가 시를 읊는 곳에 두 소나무 머물러 있으니 오래도록 푸르름 변치 않고 아름다운 정자에 기운다네.’ 라고 읊었다. 아, 그 이후 중수하는 자가 없었으니, 정자는 오래되어 황폐해지려고 하였다. 그러나 얼마나 다행인가. 기해년(1899) 가을 군수 조규희(趙圭熙)가 이 고을에 부임하여 치적(治蹟)이 이웃 고을까지 펼쳐졌으니 정사가 잘되고 사람들이 서로 화목하게 지냈다. 이듬해인 경자년(1900)에는 먼저 연못을 수리하고 또 본 고을 소속 아홉 개 면에 공사에 협조하라는 문서(捐助文)를 내려 많은 선비들의 의연금이 수천금이 될 정도였다.

신축년(1901) 봄 중건을 위해 공사를 시작하였으나 조군수가 체임(遞任)되어 일을 계속할 수 없었다. 일을 시작한 지 3, 4년에 이르러 준공을 끝내게 되었으니 드디어 무사들이 사예(射藝)를 익히는 곳이 되었다. 그 후 세상의 변고로 인해 사정이 폐해지니 활을 부린지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의 일이다. 두 소나무가 홀연히 말라 죽고 언덕에 가득하던 나무들도 또한 따라서 시들고 말라버렸으니 사정의 빼어난 경치도 다해버려서 그 본모습을 잃게 되었다.

경술년(1910) 헌병주재소가 설치되더니 마침내 군사용지로 빼앗기고 말았다.

임신년(1932) 다행히도 사정이 고을의 경매에 나오자 뜻있는 여러 사원과 우리 은씨 가문의 노장과 젊은이들이 함께 힘을 합하여 사들여서 반래대문중(고부은씨 가문)에 속하게 하여 영원히 활쏘기를 익히는 곳으로 삼게 되었다.

 아. 고을의 흥성과 쇠퇴, 사정이 무너지고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되는 것조차 천리(天理)의 순환에 달려있어서 사람의 힘이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이 사정이 만약 조군수의 중건과 임신년의 추환(推還 경매로 다시 되찾은 일)이 없었더라면 어찌 능히 오늘날의 완전한 아름다움을 보존할 수 있었겠는가. 후대인들이 조군수와 여러 사원들의 뜻을 이어받고 보존해 나간다면 사정은 오래도록 번성하게 될 것이다.

정축년(1937년) 5월 단오 경운(耕雲) 은이철(殷以澈) 씀

* 瀛洲觀察使 : 고부에서는 지금도 영주상회, 영주경로당 등 옛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영주로 개칭하여 관찰사가 다스린 것인지, 영주관찰사가 지역 이름인지 정확히 고증할 수 없다. 여기서는 그냥 영주관찰사라고 직역하였다.

정리(번역): 윤백일(군산 진남정 사백)

【주】80여년전에  시윗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고부 군자정은 현재 전국 한량에게는 잊혀진 사정(射亭)이다. 지난 2012년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1936년 호남사군 연합 궁술경기회의 필야정 시지(2006년 국궁신문 소개)에 군자정 궁사들의 시수가 기록되어 있으며, 이를 토대로 윤백일 접장(군산 진남정 사백)이 군자정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여 답사기 형태로 국궁논문집11(온깍지학회 출간예정)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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