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궁신문

각궁을 내 손으로 만든다

입력 : 20.06.30 16:00|수정 : 20.09.15 16:00|국궁신문|댓글 0

태관궁방 각궁제작 체험프로그램

각궁을 내 손으로 만든다
태관궁방 각궁제작 체험프로그램

1970년대 개량궁과 카본살이 나온 이후, 사용하기에 간편한 이 장비가 우리의 오랜 전통 장비인 각궁과 죽시를 대체해버렸다. 그래서 요즘은 처음부터 누구나 개량궁과 카본살로 배운다. 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저절로 전통 장비인 각궁과 죽시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고, 그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게다가 대한궁도협회에서 실시하는 승단대회에서 5단부터는 각궁과 죽시로만 응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4단까지 개량궁과 카본살로 승단을 한 한량들은 각궁과 죽시가 숙제처럼 기다린다.

현실은 이렇지만 각궁과 죽시를 쓰기는 녹녹치 않다. 죽시는 어떻게 하여 사면 되지만, 각궁이 문제이다. 각궁은 그것을 다루는 데 나름대로 경력이 있고 어느 정도 체험을 해야만 다룰 수 있다. 활을 잘못 얹으면 뒤집히면서 부러지기 때문에 돈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각궁을 대놓고 가르쳐주는 곳이 없이 아는 사람에게 사사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것도 문제이다. 각궁 얹는 것은 개인의 사법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남한테 배우면 자신의 사법에 딱 맞지 않게 된다. 그래서 결국은 언젠가는 자신이 배워서 스스로 얹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스스로 얹는 법을 배우려고 해도 각궁의 본래 성질을 이해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실수를 되풀이 하게 된다. 따라서 각궁의 구조와 생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가장 바람직한 것은 각궁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각궁을 만들 수 있느냐 하는 여부를 떠나서 각궁을 사용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태관궁방의 고영환 궁장이 <각궁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추진하여 관심을 끈다. 태관궁방은 충북 단양군(단양읍 천동1길 32)에 있는데, 신청자를 받아서 2개월 가량의 기간을 두고 몇 차례 각궁을 직접 만들게 한다. 물론 전 과정을 고 궁장이 옆에서 직접 지도하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실수나 오류는 거의 없다. 각궁은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만 큰 공정을 궁장과 함께 하고 나머지 시간이 걸리는 부분은 고 궁장이 관리를 하여 다음 작업 때까지 관리해주는 방식이다.

옛날에는 각궁을 만드는 시기가 정해졌다. 전문 궁장들은 지금도 그것을 지켜야 한다. 재료를 구하는 시기나 부레풀을 말리는 데 적절한 습도 온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량으로 만들 때는 이런 시기를 꼭 지키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옛날과 달리 냉장고나 에어컨이 있어서 각궁 제작에 좋은 환경을 얼마든지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점에 착안한 고 궁장이 각궁에 대해 궁금하게 여기는 활량들을 위해 자작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이것이 성공하여 자리 잡으면 앞으로 각궁에 접근하고 각궁을 사용하는 한량들의 고민이 한결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프로그램 파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전통 각궁 자작 체험 프로그램(프로그램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