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서구 엄광산 자락에 있는 전통활터 구덕정(사두 박명섭)이 3월 26일 개정 50주년을 맞아 내빈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사(賞射)대회 및 제27대 사두 취임식을 열었다.
 

구덕정사

이날 행사는 오전 9시부터 열린 부산시 4개정 친선 단체전을 마치고, 11시경에는 김삼남 총무의 사회로 50주년 개정기념식과 사두 취임식이 진행되었다. 

  △부산 전통활터: 구덕정, 낙동정, 수영정, 사직정

기념식은 △내빈소개 △개회선언(박종호 고문) △국민의례 △순국선열 및 먼전 가신 선배 궁도인에 대한 묵념 △궁도구계훈 실천요강낭독(오병석 부사두) △개정50년 연혁 및 회고(노진학 고문) △취임사(박명섭 사두) △축사(김중돈 부산협회장) △전 집행부 공로패 및 선물전달 증정 △선수대표 선서 △축하공연(어울림국악연구회) △폐회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되었다.
 

김삼남 총무-박종호 고문-오병석 부사두 

박명섭 사두는 “구덕정이 산중에 위치하고 있어 교통 등의 접근성이 불편하지만 친화적인 자연환경의 특성을 잘 살려 전통문화가 깃든 힐링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취임사를 마쳤다.
 

노진학 고문-박명섭 사두-김중돈 협회장

부산시궁도협회 김중돈 회장은 “구덕정은 부산활쏘기의 명맥을 이어온 수사정으로 부산궁도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며, 구덕정 50주년을 축하하고 친목과 화합이 되는 한마당이 되었으면 한다”며 축하의 인사로 축사를 마쳤다.

이어 전임 집행부에서 수고한 회원에게 공로패와 선물증정이 있었으며, 박종호 직전사두에게는 공로패를 증정하고 차문송 전임총무와 석상대 전임재무에게는 선물을 증정했다.
 

평조회상 연주(어울림국악연구회)

개정50주년 및 사두취임 축하공연은 1986년 창립한 『어울림국악연구회』 회원으로 구성된 악단이 「영산회상」 중 「평조회상」의 ‘염불도드리와 타령’을 기악으로 연주하였다. 이날 악기는 ‘집박, 거문고1, 가야금2, 해금4, 장구1, 대금2, 피리1’로 구성되었다.

특히 이날 연주된 ‘염불도드리와 타령’은 1950년대 이전에 활터 편사에서 사용된 음악으로 알려져 봄꽃이 만개한 산 기슭의 활터 구덕정에 멋을 더하고 화사한 풍류의 시간으로 꾸며 의미를 더했다. 

1929년 발간된 「조선의 궁술」에서 이르기를 편사에서 1중과 2중을 할 때는 ‘장령산(상령산)’곡을 연주하고 3중에는 ‘염불’곡을 4중과 5중에는 ‘타령’조를 친다. 특히 지화자를 부를 때는 필히 타령조를 쳐서 풍악곡조와 지화자곡조가 어울리도록 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이날은 흥을 돋우는 성악인 ‘지화자’없이 기악으로 연주되어 새로운 느낌의 옛 활터를 잠시나마 음미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정순경기(사직정 송조)

개정 기념식을 마치고 구덕정에서 준비한 풍성한 음식으로 4개 정 사우들의 점심을 함께 했으며, 사우들간의 친교를 즐겼다. 영도의 봉래산 풍경이 바로 앞에 보이는 구덕정은 엄광산의 끝 자락에 있으며, 제법 높은 위치에 있어 행사 때다 구덕정 사우들이 음식이나 행사물품을 지게로 짊어져 옮겨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며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준비된 음식이 맛있다며 즐거워했다.

박명섭 신임사두는 2018년 구덕정에 입정하여 집궁했으며, 2010년부터 현재까지 어울림국악연구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또한 부산문화회관 국악관현악단 운영위원과 녹색광고연합 대표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구덕정의 연혁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1940년경 초량에 연무정이 있었으며, 1950년에는 서구 부용동에 무덕정이 건립되었고 1955년에는 송도 뒷산에 통일정이 건립되었으나 이후 송해정으로 개명하였다.

이후 1972년 11월에 전국체전을 준비하고자 대신공원에 활터건립을 착공하여 이듬해인 1973년 2월에 준공하였으며 구덕정으로 개정하였다. 이때 활터건립에 큰 도움을 주신 분들을 나무에 이름을 새겨 편액으로 정사에 걸었다.
 

2023년 현재 박명섭 사두를 비롯하여 50여명의 사우들이 전통활쏘기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숲속의 전통문화공간, 한민족의 전통활쏘기를 계승하는 구덕정의 역사가 더 큰 진전을 이루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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