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장수바위터, 충렬공 송상현배 활쏘기 대회 성황

입력 : 24.05.19 20:55|수정 : 24.05.19 20:55|국궁신문|댓글 0
청주 충렬사 제향 후 장수바위터에서 활쏘기 대회
온깍지협회 주최 제1회 충렬공 송상현배 활쏘기 대회

청주 장수바위터, 충렬공 송상현배 활쏘기 대회 성황
청주 충렬사 제향 후 장수바위터에서 활쏘기 대회
온깍지협회 주최 제1회 충렬공 송상현배 활쏘기 대회

 선조 25년(1592), 부산포 앞바다를 까맣게 뒤덮은 왜적의 공격으로 부산진이 함락됨으로써, 이후 7년에 걸친 한중일 삼국이 뒤엉켜 전란사의 한 획을 그은 임진왜란(壬辰倭亂)이 터진다. 첫날 상륙과 동시에 부산진을 함락시키고 바로 뒤의 동래부를 공격한 왜적들은 군관민이 합친 뜻밖의 강한 저항에 한발 물러섰다가 다음날 다시 공격을 재개한다. 이때 동래부의 부사는 송상현. 경성도병마절도사 이각이 싸워보지도 못하고 도망친 상태에서 중과부적으로 이튿날 함락당하고, 송상현은 순국한다. 

 이날의 비극은 조선 시대 내내 이어져 오늘날까지도 부산은 이 날만 되면 전사자를 기리는 여러 행사를 연다. 부산 사회의 밑바닥에는 '항왜'라는 보이지 않는 큰 물결이 지하수처럼 흐른다. 사정이 이러하면 활쏘기를 하는 사람들이 이들을 기리는 어떤 행사를 할 법도 한데, 부산 지역의 활터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없다. 이런 사실을 제일 먼저 지적한 사람은 디지털 국궁신문의 운영자인 이건호 접장이다. 부산지역의 활터를 답사하며 옛 활터의 유적을 찾아 나선 이건호 접장의 발길이 저절로 부산의 충렬사에 이른 것이다. 

 
 충렬사는 부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청주에도 충렬사가 있다. 부산의 충렬사는 임진왜란 때 전사한 여러 순국 선열을 모신 사당이지만, 청주의 충렬사는 오로지 송상현 공만을 모신 사당이다. 부산에서 순국한 송상현 공의 사당이 청주에 있다는 것이 이상하여 작년에 온깍지협회에서는 청주 충렬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관련기사: 온깍지협회 청주 충렬사 참배) 청주 충렬사 방문 시에 문중 총무인 송정화 씨와 충렬사관리사무소장인 송해성 씨에게 (사)온깍지협회의 설립 취지를 설명 드리고 송상현 공을 기리는 활쏘기 대회를 치르겠다는 제안을 하였고, 송씨 문중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서 올해 처음으로 활쏘기 대회가 실시되었다. 
 
 2024년 5월 18일 아침 8시 30분에 온깍지협회장 정진명 접장을 필두로 16명이 청주 충렬사를 방문하여 불천위 사당에서 대회 시작을 알리는 제사를 올렸다. 이때 송정화 총무의 안내로 제사 절차에 따라 참석자 전체가 절을 올렸다. 우리 활쏘기가 임진왜란의 현장으로 이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대회장인 장수바위터로 이동했다. 길어진 참배 시간으로 예정보다 조금 늦어진 9시 30분에 대회 개회식이 시작되었다. 

 
 이번 대회는 (사)온깍지협회의 충청지부 출범과 맞물렸다. 대회를 치르기 위하여 온깍지협회에서는 충청권 지부를 창설했고, 지부장에 류근원 협회 부회장을 선출하였으며 부지부장으로 정화영 접장을 뽑았다. 그리고 이사와 감사를 선출함으로써 충청지부가 만들어졌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충청지부의 주관으로 실시하는 첫 대회가 되어 의미가 더욱 컸다. 안필섭 협회 사무처장의 사회로 시작된 개회식에서 맨 먼저 류근원 충청지부장의 인사말이 있었고, 뒤이어 송정화 송씨 문중 총무의 축사와 간단한 송상현 공 소개가 있었다. 뒤이어 정진명 협회장이 간단히 축하의 말을 한 뒤에, 뒤이어질 '제8회 우리 활과 소리의 만남'을 소개했다. '우리 활과 소리의 만남'은 활쏘기 대회에서 획창을 할 때 국악 공연을 곁들여서 흥을 한껏 돋우는 것으로, 행사를 축하하는 의미가 있다. 

 
 '우리 활과 소리의 만남'은 벌써 8회에 이르렀는데, 활음계(회장 김은빈)가 맡아서 공연한다. 이번 대회를 축하하기 위하여 김은빈 이소정 박서연 김윤서(소리꾼) 정민아(장구) 등 5명이 공연에 참가했다. 맨 먼저 민요 연곡으로 흥을 돋운 뒤에 가야금병창으로 적벽가 중 '조자롱 활쏘는 대목'을 공연했는데, 내용이 활쏘는 것이어서 한량들 앞에서 이런 노래를 한다는 것이 큰 의미를 띠었다. 그리고 춘향가 중 '사랑가'를 마지막 곡으로 공연하였다. 
 
 공연이 끝나고 대회가 시작되었는데 먼저 시사가 있었다. 협회장 정진명 문중총무 송정화 지부장 류근원이 시사자로 나섰는데, 시사 때는 허시 특례가 있어서 맞지 않더라도 다 맞은 것으로 간주하고 획창을 한다. 그래서 겹지화자 두겹지화자 세겹지화자까지 모두 불러 흥이 한껏 올랐다. 작년 가을에 황학정에서 선보인 활터음악공연단의 획창 소리가 이번 대회에서 그대로 살아났다. 시사가 끝나고 정순경기가 시작되었다. 모두 여섯 작대를 짜서 온종일 3순경기로 대회가 치러졌는데, 이날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1위 : 김대현(가평 보납정)
2위 : 박재영(대구 팔공정) 최은영(남양주 무림정)
3위 : 김조영(장수바위터) 안필섭(파주 탄현정) 유기형(대전 보문정)
장려 : 이성훈(장수바위터) 오상훈(제주 백록정), 정병국(대전 무덕정)
복식상 : 이정빈(청주 우암정) 정화영(천안정)
궁체상 : 박재영(대구 팔공정)
 
 수상자들에게는 쌀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그리고 1등 김대현 접장에게는 울산 고경사 성문스님이 써주신 붓글씨 족자가 부상으로 주어졌다. 이 족자에는 <전사이가도난(싸우다 죽기는 쉬워도 길을 빌려주기는 어렵다.)>이라는 글씨가 쓰였는데, 송상현 부사가 왜적의 공격에 밀려 죽기 전에 남긴 말씀이다. 그리고 궁체상 수상자인 박재영 접장에게는 이날의 획지가 부상으로 주어졌다. 
 
 호국 무예로 천년을 이어온 활쏘기가 임진왜란을 기억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일이다. 독도 문제를 비롯하여 토착왜구 준동, 나아가 최근의 후쿠시마 핵 오염물 방류 사태 같이 일본을 상기해야 하는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이때에 이번 송상현배 활쏘기 대회를 통해 나라를 지키려던 선열들을 기억하고 나를 돌아보는 또 다른 대회가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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