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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과 갈비뼈에 대하여..
기사입력 2010-06-18 오후 10:21:00 | 최종수정 2010-06-18 22:21   
2004-04-27

지난 번 글인 척추뼈에 이어서 이번에는 가슴우리를 이루는 나머지 뼈인 갈비뼈가 활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말씀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그림들을 참고하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의 가슴우리(thoracic cage)는 뒤로는 척추뼈(vertebrae), 옆으로는 갈비뼈(rib) 앞으로는 복장뼈(sternum)에 의해 형성되며 심장, 허파뿐이 아니라 간, 지라, 콩팥등의 뱃속장기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갈비뼈는 좌,우 12쌍 즉 24개가 있으며 전부 척추뼈 양쪽에 가로로 단단히 붙어있으며 아래 2개를 제외한 10개가 갈비연골에 의해 앞으로는 복장뼈에 붙어 있습니다.

척추는 위, 아래로 각궁 모양을 했었는데 갈비뼈는 좌, 우가 합쳐 옆으로 활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그림 참조). 갈비뼈의 경우는 척추뼈 몸통이 줌부위가 되고 좌, 우 갈비뼈가 윗장, 아래장에 해당하게 됩니다(이상하게도 단독 갈비뼈만 봐도 ‘부린활’하고 비슷합니다). 결론적으로 가슴우리에는 척추활을 포함하여 총 13개의 활(아래 갈비뼈 2개는 양궁형)이 있는 셈이 됩니다. 일전에 각궁 제작하는 궁방을 견학한 적이 있는데 저는 마치 무슨 짐승의 갈비뼈를 걸어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첫 인상이 들더군요. 복장뼈(흉골)는 서양칼모양을 하고 있는 뼈로서 굳이 기능적 역할을 따지자면 절피 정도라 할 수 있겠습니다(우리 몸에 있는 유일한 ‘칼’-부위별 해부학 용어는 자루, 몸통, 칼돌기-xiphoid, 참고로 우리몸에는 ‘칼’ 외에도 ‘낫’-falciform 이 몇 개 있음)

갈비뼈는 흔히 움직이지 않는 뼈로 생각되기 쉬운데 사실은 팔, 다리뼈처럼 움직이는 뼈입니다. 물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고 호흡을 할 때 약간씩 움직입니다. 참고로 갈비뼈에는 세 층의 갈비사이근(intercostalis)이 위, 아래 갈비뼈를 연결하고 있는데 이것은 ‘갈비탕’ 드실 때 쉽게 관찰 할 수 있습니다.(척추근육은 ‘감자탕’ 드실 때 관찰 가능).

이 갈비사이근들은 기능상으로는 호흡근육의 일종으로 호흡시 수축하여 가슴우리를 확장시키고 그 압력으로 공기가 허파로 빨려 들어가게 하는 작용을 하게 됩니다.

편하게 지금부터 갈비뼈를 갈비활이라 부르도록 하겠습니다(해부학용어도 갈비활-costal arch 라고도 되어 있음). 실제 활쏘기 시 만작 상태에서는 갈비활도 역시 최대로 확장된 만작 상태에 들어갑니다. 특히 12개의 갈비활 들 중 아래 부위에 있는 갈비활 들이 더욱 확실한 만작 상태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호흡 후반부에는 이들 갈비활 들도 복원 운동을 하게 됩니다.

참고로 호흡운동은 들숨(inspiration)과 날숨(expiration)으로 이루어지는데 두 과정 모두에서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들숨만이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과정입니다. 반면 날숨은 수동적 과정으로서 늘어났던 가슴우리와 호흡근육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탄성력(recoiling force)에 의해 이루어지는 과정일 뿐입니다. 즉 시위를 능동적으로 당기는 과정(들숨), 발시 후 시위가 탄성에 의해 돌아가는 과정(날숨)과 갈비활 들의 호흡운동 과정 역시 그대로 일치하는 셈입니다. 물론 사람이 살아 있는 한 12개의 갈비활 들은 계속 시위를 당기고 발시를 하는 과정을 계속하며 화살대신 내보낸 에너지에 의해 허파에서는 산소 교환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가 우리는 생명을 유지하고 활쏘기를 즐길 수도 있게 해 주지요.

이제 왜 활을 쏠 때 자세(척추활)와 호흡(갈비활)을 그토록 중시 여기는지 이해가 갑니다. 바른 자세로 과녁을 향하여 가슴을 곧게 펴면 자연히 척추활이 만작에 들어가고 시위를 당김과 동시에 호흡을 깊게 하면 갈비활 들이 만작에 들어가며 곧 모든 활이 만작이 이루어지는 정지 상태가 되겠지요. 발시와 동시에 극대화되었던 에너지는 활화산처럼 분출하고 그 결과 시위를 떠난 화살은 正鵠을 힘차게 때리게 되겠지요.

그런 차원에서 국궁은 공해와 담배로 인하여 폐기능이 떨어진 현대인들에게 특히 좋은 운동이 될 타당한 이유가 됩니다. 굳이 공해나 담배에 노출 안되더라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폐기능은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궁술을 계속 즐긴다면 폐기능 저하의 속도를 늦출 수도 있겠지요(애년가 궁사님들 빨리 금연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 몸의 구조(해부)와 기능(생리)에 자연스럽게 일치하게 제작된 우리 활의 철학과 기능에 감탄할 뿐입니다.

지난 주말 그 동안 미루고 미루던 승단 대회에 응시하였습니다. 중반까지는 기대 이상의 시수로 합격이 무난한 듯 싶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세 순을 남기고 시수가 급격히 떨어지더니 결국 마지막 화살까지 가서 낙방하고 말았습니다. 속이 상하는 것은 물론이고 점심도 걸러가며 끝까지 격려해 주시던 정의 선,후배 궁사님 들에게 송구스럽기도 하고 밤에는 앞났던 마지막 화살의 궤적이 어른거리고 억울해서 잠도 잘 안 오더군요.(차라리 시수 부족으로 중간에 떨어졌으면 속이라도 덜 상했을 텐데..)

오늘 마음을 정리하고 차분히 원인을 분석해 보니 결론은 후반부에 급격히 떨어진 기초체력 부족(배고픔 ?)과 집중력 상실에 원인이 있었고 좀 더 구체적으로는 호흡조절 실패(갈비활 만작 실패)의 결과였던 것 같습니다. 후반부에서는 거의 놓치다시피 발시를 했으니..

아무튼 낙방결과를 교훈으로 차분히 받아드리고 다음 기회를 준비하여야겠습니다. 아울러 경향각지에서 개최된 승단대회에 합격하신 궁사님들에게 축하의 말씀도 전합니다. 저녁을 아직 못 먹었는데 오늘은 ‘갈비탕’으로 체력 보충이나 해야겠습니다.

촉촉한 봄날에 최궁사였습니다

2004. 4. 26 최궁사

각궁과 우리 몸의 척추와의 해부학적 유사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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