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13일 부터 열리는 세계민족궁축전에서 개최되는 세미나 발표자료를 요약한 내용이다. 세미나에서는 10편의 논문이 발표되고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세미나를 주관하는 국궁문화연구회(회장 김기훈) 게시판에 올려진 요약자료를 소개한다.(편집실)

국궁문화연구회 http://www.whalsarang.com/

신탁을 받기 위한 화살 (세미나 : 중앙아시아 편)

활이 사냥과 전투가 그 주요 기능이었다면 그 피사체인 화살과 화살촉에 대한 관심 역시 그런 기능 쪽에 두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잭 페럴의 중앙아시아의 샤만 활쏘기는 이런 기대를 훨씬 뛰어 넘는다. 아니 깨뜨린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의 초점은 화살의 무속 혹은 신앙 도구로서의 기능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종교의식이 행하여 졌던 장소로 추정되는 중앙 아시아의 거석 유적지에서 발견 되는 화살촉 제물에 주목하도록 요구하면서 그의 발표가 시작된다. 무속적 관점으로 들여다 본 활과 화살, 그 중에서도 특히 화살은 전투나 상속 문제, 소송 문제 등에서 신의 뜻을 묻기 위하여 화살을 이용한 사례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고 보고 한다.

종교 의식과 예배 의식 등에서 신탁을 얻기 위해 활과 화살이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그의 신선한 관점은 뜻밖에도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신궁’ (神弓)이라는 말을 다시 되돌아 보게 한다. 우리는 이 말을 신과 같이 활을 잘 쏘는 궁사 등의 호칭으로만 써 왔다. 그런데 얼마 전 드라마 ‘주몽’은 부여 조상신의 상징으로서 神弓을 우리에게 제시하였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활은 이미 우리나라의 드라마 작가에게 의하여 신의 상징물로 재창조 되고 있었다. 이 드라마를 본 사람이 있다면 잭 패럴이 실크로드의 산간 오지를 돌아다니며 유적지에 남아있는 화살 촉들을 모아 비교 분석하고 내린 결론에 쉽사리 고개를 끄덕거릴 것이다.

활과 화살의 제작과 활용에 관한 무속적 측면의 접근은 궁시 문화에 대한 우리의 고정 관념을 산산히 부수어 주어 아프지만 시원한 쾌통의 느낌을 선사한다. 특히 마지막에 그는 우리나라의 화살촉 하나를 비교 소개고 있는데, 박물관원이나 궁시 연구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던 통찰력을 제공해 주고 있다. 그가 소개한 화살은 마름모꼴의 넓은 화살촉에 令자를 파 놓은 화살촉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표라는 뜻으로 信箭 혹은 새겨진 글자 모양을 따라 令箭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이 화살촉이 12세기 투르크 족 화살 촉과 형태나 기능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비교 연구가 얼마나 우리 화살촉 연구에 자극을 줄 것인가를 짐작하게 해준다. 발표지가 한국이라는 것을 고려하는 발표자의 그 센스도 놀랍지만 말이다.

일본 궁도가 어떻게 서양 사회에 전파되었을까 (세미나 : 북미의 궁술 편)

요즈음 세계화의 바람을 타서 국궁계의 일부에서도 한국 궁술의 세계화를 제창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세계화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뚜렷한 비젼을 제시하는 사람은 없고 구호만 무성하다. 이런 시점에 일본 활이 서양 그 중 특히 북미지역으로 어떻게 진출되어 나갔는가를 아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주는 바가 매우 클 것이다. <북미 지역의 일본 궁술>는 코페드레이어 부부가 공동으로 집필하였다. 남편 얍은 현재 캐나다에서 일본 활 을 제작 판매하고 있고, 일본 궁술을 수련하는 사람인데 일본에서 이러한 궁술과 궁시제작법을 배웠다. 그 자신이 바로 북미로의 일본 궁술이 전파되는 과정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인물이다. 부인 케이는 문화인류학을 전공하는 교수로서 이 번 논문의 사료 조사와 집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필자는 북미의 서양인들이 일본 궁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세 가지의 계기를 소개하고 있다. 그 하나는 2 미터가 넘는 세계 최장의 장궁인 일본 활의 구조 그 자체가 흥미의 대상이 되었다. 두 번째는 북미주 지역의 일부 인사들이 일본 사무라이 문화에 심취되어 있었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사무라이의 무기로서 활을 수집하고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호기심이나 수집 차원에서 벗어나 직접 일본 궁술을 연마하는 것은 사실상 얼마 되지 않았다. 필자는 궁술 전파의 세 번째 계기는 이차대전 후 특히 70년대 이후 북미 지역에서의 일본 궁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였던 점이라고 본다.

70년대 이후 일본 활의 미주 지역 전파에는 이차 대전 전에 전파된 禪 궁술로서의 이미지에 대한 매료도 한 몫 하였을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최근에 일본 궁술=선 궁술이라는 이미지가 조금 전파되고 있는 듯하다. 필자는 이것이 일본 궁술의 부분적인 이해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 그러나 본격적인 일본 궁술의 전파는 1980년에 도미한 시바타 선생과 같은 일본 궁술 마스터들의 개인적 혹은 조직적인 전파 노력이 있었고, 일본에 유학하여 일본 궁술을 배우고 귀국한 서구인 제자들의 정열적인 노력이 이와 어울려져 이루어져 왔다. 현재의 북미에서의 일본 궁술은 비록 그 숫자는 많지 않지만, 그 핵심적인 구성 인원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말미암아 필자는 어느 정도 정착하였다고 말 할 수 있을 만큼 되었다고 주장한다. 일본 궁도 전파에 기여한 일본 이민 사회의 중간 매개자로서의 역할 또한 중요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주도적인 역할은 한 것 같지 않다.

일본 궁술의 세계화 과정에 보여 주는 것은 적극적인 전파 노력과 이에 화답하는 외국인의 확보 등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적인 노력에 앞서 확고하게 정립된 궁도의 전통과 교재 등이 있었다는 점은 이 방면에 아직 취약한 우리 국궁계의 반성을 촉구한다고 생각된다.

국제 선수권 대회를 꿈꾸는 13만 일본 궁도의 역사와 현황 (세미나 : 일본편)

일본 궁도에 대한 국궁계의 입장은 양면적이다. <궁도>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분들은 ‘극복’을 주장하는 분들이다. 극일이라는 민족적 명분을 걸고 있기 때문에 목소리가 크다.

전국 대회의 <흰색 유니폼> 제정은 적어도 그 아이디어는 일본 궁도 유니폼에 대한 우리 식의 대응이었다고 들었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일본 궁도를 모방한 것이 또 있다. <승단 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이미 정착 되어 간 이 승단 제도야말로 일본적이다. 그런데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이러니다.)

‘아이디어 도입’을 하는 경우는 그 기원을 크게 말하지 않는다. 슬며시 새로운 제도로 자리잡아간다. 이런 측면을 좋게 말해서 ‘교류’를 주장하는 측이라고 해 두자.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극복’ 이든 ‘교류’ 든 그 대상이 되는 일본 궁도의 실체는 거의 알려 져 있지 않다. 어른거리는 그림자를 상대하는 것이다. 이번 세미나에서 <일본 궁도의 역사와 현황>이라는 발표는 그 그림자의 실체를 실제로 바라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발표자는 일본 동북 대학교 체육학과의 사토 아키라 교수이다.

논문 중에 일본 궁도의 현황에 관한 부분만을 소개한다.

궁도 인구: 등록 인구 국내 13만 (일반인 4만 5천, 대학생 1만, 고등학생 6만 5천, 중학생 1만 1천) 학생들이 70~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등록되지 않은 애호가들 다수.

궁도 조직
1) 일반인 조직 = 전일본 궁도 연맹 - 각 지역 연맹 (54개) - 지역 연맹 산하에 시군 지부와 직장 지부.
2) 학생 조직 = 일본 중학교 체육연맹 궁도 전문부, 전국 고등학교 궁도 전문부, 전일본학생궁도연맹.

해외 조직
1970년 대 이후 해외 일본 궁도 인구 증가
1980년 유럽 궁도연맹 발족 (15개국 가맹), 최근 미국 7개 주 궁도연맹
2006년 5월 “국제 궁도 연맹” 발족 (일본, 유럽, 미국 포함)
2009년 “제 1회 세계 (일본) 궁도 선수권 대회” 개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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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기간 : 5월 12일(토) - 5월 15일(화) 3박 4일
○ 5월 12일(토) : 선수 입국 및 오리엔테이션
○ 5월 13일(일) : 개막식(천안 오룡종합경기장)
- 개막식, 국궁시연, 세계 민족궁 시연, 세계 민족궁 대회
- 먹거리 장터, 각국 활쏘기 부스, 활쏘기 체험 부스, 주몽 포토존
○ 5월 14일(월) : 민족궁경기 및 세미나
- 천안시 천안정 : 세계민족궁대회
- 청소년수련원 : 세계 민족궁 대축전 세미나
세계 전통 활쏘기 현황과 과제 / 세계 전통 활쏘기 활성화를 위한 포럼
○ 5월 15일(화) : 관광 및 출국

국민생활체육전국궁도연합회 http://archery.sportal.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