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연천지역의 활 풍속사-[1/2]

2001-01-10

[목궁과 궁술,각희]
경기도 포천, 연천지역에서 지금으로부터 72년전 1928년 4월 22일자 동아일보에 보도된 목궁대회에 관하여 조사된 바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1920년대부터 해방전까지 궁도에 대한 신문 보도내용은 전국에 걸쳐 조선일보가 180회(1940년 7월 28일까지)이고 동아일보가 355회(1940년 7월3일까지)에 이르고 있으나, 목궁대회를 개최한 곳은 유일하게 포천 지역밖에 없다는 것을 특이한 사실을 디지털 국궁신문을 운영하는 이건호 접장(울진 칠보정)으로부터 전해 듣고, 의아하게 생각하여 오던중, 경기도 포천군 신북면 덕둔리에 소재한 대군정(사두 최춘식)에 오래전부터 활을 쏜 사원(70세 이상)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하여 선배 사우님들을 모시고 목궁에 대하여 채록한 바 그 내용이 궁도인으로서 필히 알아야 할 부분이 있어 이에 기록으로써 남기고자 하는 것이다.
채록을 종합 해 보면 옛날에는 활쏘기가 생활의 한 부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포천 지역은 산세가 험한 산중 마을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겨울에는 사냥에 많이 이용되어 왔다고 전하며, 목궁을 80년대 초반, 개량궁이 보급되기 직전까지 흔하게 사용하였다 한다.
목궁이란 말 그대로 나무로 만든 활을 말하며 주로 농한기에 사냥을 하는데 많이 사용하였고, 또한 겨울철에 나이 많은 분들의 운동용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또한, 포천지역에서는 한 마을에 웃어른이 계시는 집에서는 생신이 돌아오면 으레히 동민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동민은 모여서 활쏘기를 하여 생일을 축하하며 하루를 즐겁게 보냈다고 한다.
이때에도 각궁을 쓰는 사람이 간혹 있었으나 값이 너무 비싸서(송아지 한 마리 값 정도) 부자들이나 쏘았으며 죽시도 흔치 않아 구경하기 힘들었으며 혹 가지고 있더라도 아껴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마을에서 동계(洞契, 大同契, 儒學契 등)를 할 때에도 행사가 끝나면 활쏘기를 하였으며 간단한 상품을 걸기도 하였다. 그리고 백일장이라 하여 인근 몇 개 마을이 모여서 상품을 걸고 활쏘기를 하였으며 이때에는 참가비를 받았는데 대략 그때 돈으로 십전 정도였다.
활쏘기는 주로 정월 보름날을 전후하여 온 동민이 모여서 윷놀이도 하고 어린 여자 아이들은 널뛰기도 하였고, 한편에서는 먹을 것을 장만하고 한편에서는 술을 먹으며 여러날 계속하여 활쏘기를 즐겼다고 한다.
또한 단오날에도 어린이와 부녀자는 그네뛰기를 하고 어른들은 모여서 목궁을 가지고 활쏘기를 하였다. 이때에 사용한 과녁을 '솔포'라고 하였는데 광목 두폭 정도였다고 하였으나 정확한 규격은 채록에 참석한 70세 이상된 10여명중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였으며 과녁의 거리는 어른 걸음으로 80보였다고 한다.
그리고 큰 규모의 활쏘기 대회 및 활쏘기 백일장을 할 때는 반드시 참가비를 받았으며 과녁의 크기도 변하여 결승전 때에는 집 부엌에 있는 대문짝을 떼어다 놓고 활을 쏘았다고 하니 과녁 크기가 점점 줄었다고 할 것이다.
필자도 군대생활을 포천군 신북면 계류리에서 하였는데 정월달이 되면 마을 앞 정미소 마당에서는 윷놀이를 하고 건너편 밭에서는 활쏘기를 하는 것을 여러번 보았으나(1962년경) 궁도에 대하여 전혀 모르는 때였으니 신기하게만 여겼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풍습은 한국동란 전까지는 보편화 되었던 것이나 전쟁후 생활의 곤란으로 인하여 활쏘기의 풍습은 점차 사라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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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연천군 궁도협회 부회장 학소정 교장 박동일 / 편집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