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수지(武臣須知)는 조선 후기 이정집이 편찬하고 그의 아들 적(迪)이 주해하여 완성한 병학주해서(兵學註解書)이다. 활과 관련하여 사법고전연구소에서 제공된 자료를 편집하여 소개한다.(편집자주)
조선 정조와 순조 연간의 무장인 이정집(1741~1782)과 그의 아들 이적(이적, ? ~1809)이 편찬한 병서 ｢무신수지｣(武臣須知) 속에 활쏘기와 관련된 항목이 간략하게 소개되고 있다. (將才 第一 習弓馬) 기사와 보사에 대한 설명과 아울러 기사를 중요시하여 먼저 설명하고 있다. 보사를 설명하면서 ‘앞손은 범을 막듯이 하고, 뒷손은 나뭇가지에 붙듯이 하여야 하는 것이다.“ (前手如拒虎 後手如附枝)라는 팔동작에 대한 묘사가 들어있다. 이 내용은 만작을 할 때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으로서 중국의 고대 사법에서 흔히 인용되던 구절이다. (이정집 이적 저, 성백효 역, 武臣須知,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1986.)
▲ 武臣須知(무신수지)
정조~순조 때 무장인 이정집 (李廷火+集, 1741~17820과 그의 아들 이적 (李迪, ?~1809)이 편찬한 병서. 서율대 규장각 소장본, 고려대 도서관 소장본 편찬 완료 1798년(정조 22년). 간행 준비에 11년이 소요되어 1809년에 세상에 펴낸 것으로 보임. 그래서 무신수지의 간행연도를 1809년으로 봄. 간행 후 세상을 뜸.
이정집, 무과 출신으로 내외의 무장직 역임. 이적 무과출신, 지방 수령 (남해 현령 등)역임. 부친이 돌아가신지 17년 만인 1798년에 무신 수지를 완성, 장수의 자질을 논한 장재, 지휘요령인 경권, 전법과 진의 활용법을 예시한 진법 등 크게 3개편으로 구성. 마지막으로 13개 항의 전례들이 간략하게 부기됨.
장재편은 장수의 자질과 인격형서에 관한 총론을 먼저 서술, 이어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각론 8개 항을 싣고 있다. 무신수지는 ‘무신이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 이라는 의미. 군사훈련 방법이나 전법을 구체적으로 논한 교범류라기 보다는 장수의 일반적인 지휘 통솔법을 다룬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휘통솔 지침서’? 무경칠서 중에서 요결을 뽑아 당시의 실정에 맞게 재편집.
△출전: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武臣須知』(군사문헌집 5), 1986. [번역 성백효 선생]
제1. 장재 將才
習弓馬-무예의 단련
【원문】
馬上持身 眞如花香無滯影 月色不留痕之句 而勢如追風 眼如流電 踏鐙後以雙膝挾住鞍腰坐其身 要于挺有活 實而不虛 引弓之時 作欠身而頭容向前 以目擬于箭羽之傍 由羽見桿 由桿見鏃 而翻 然篘的當前 然後更一吸堅發爲妙 盖有閑馬上馳逐之法而後 始論其中矣 昔 漢馬援七十據鞍顧眄 以試可用 其雄槩豪邁 老且不衰 武臣氣象 固不當如是乎
【번역문】
마상에서의 몸놀림은 사뿐히 하여 <화향무체형(花香無滯影) 월색불유흔(月色不留痕)> ‘꽃 향기는 그림자를 남기지 않고 달빛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시구와 같이 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형세는 마치 바람을 쫓듯이 재빠르게 하고, 안광은 번갯불처럼 번뜩이어야 한다. 일단 등자에 오른 다음, 두 무릎을 말안장에 밀착시키고, 말 허리에 걸터앉되,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여 활동성이 있게 하고, 또한 사람과 말이 한 몸이 되게 하여야 한다. 활의 시위를 당길 때에는 약간 몸을 숙이고, 앞으로 향한 자세를 취하며, 눈을 화살 깃의 옆에 붙여 주시하되 화살 깃을 따라 화살대를 보고, 화살대를 따라 화살촉을 보며, 말을 달려 표적인 추를 향하여 전진한다. 사격 지점에 도착하면 숨을 들여 마시고 힘차게 활을 당겨 쏘아야 한다. 활쏘기는 말을 타고 달리면서 쏘는 방법을 완전히 익힌 다음에야 비로소 제대로 표적을 명중한다고 말할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하면 비록 표적에 맞았다 할지라도 명중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후한의 장군 마원은 나이가 60이 넘었는데도, 말에 올라 위풍을 과시함으로써 출정할 수 있음을 보였었다. 그 웅호한 기상이 늙어서도 전혀 노쇠하지 않았으니, 무신의 기상은 이와 같아야 하는 것이다.
【원문】
愚以爲騎篘 武技中第一 而步射平才 俱是一法 前手如拒虎 後手如附枝 荀子又曰 弓矢不調 羿亦不中 必須相時隨力 有所變通矣
【번역문】
생각하건데, 기추는 무예중 제일이며 보사는 보편적인 무예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보사 역시 활쏘기의 한 기본임을 알아야 한다. 앞 손은 범을 막듯이 하고, 뒷손은 나뭇가지에 붙듯이 하여야 하는 것이다. 순자는 ‘활과 화살이 서로 맞지 않으면 천하의 명사수인 예도 명중할 수 없다.’ 하였으니, 활쏘기는 시기와 사람의 힘에 따라 활과 화살의 융통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원문】
鄕黨篇云 君子之射 正己而發 失諸正鵠 當反求諸身 以此觀之 大體之外 別無奇權 亦當勤者得之 若退而後一膝之功 則何患無妙悟之日乎
【번역문】
중용에 ‘군자는 활쏘기를 하되, 몸을 바르게 하고 활을 쏘아 설사 정곡을 꿰뚫지 못한다 할 지라도 자기보다 나은 자를 원망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반성한다.’ 하였다. 이것으로 보면 활쏘기에는 몸과 마음을 바르게 가지는 것 이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으나, 부지런히 연습하는 자만이 그 묘기를 터득한다고 할 것이다. 만일 한 무릎을 꿇고 활을 쏘아 명중시키게 된다면, 어찌 묘리를 터득할 날이 오지 않겠는가?
【원문】
昔 李廣月夜獵行射虎石而能沒羽 是豈人力之所及 乃精神勇膽之能透也 故戚子曰 膽技俱備 則錦上添花 昭烈稱之以趙雲一身都是膽 是也 自古壯士烈夫 左武而右膽 奚可爲受射而已也哉
【번역문】
이광은 달밤에 사냥을 하다가 호랑이처럼 생긴 바위를 보고, 호랑이라고 생각하여 활을 쏘아 맞힌 결과, 화살촉이 바위 속 깊숙이 박혔다고 한다. 이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그렇게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는 오직 통일된 정신력과 용맹한 담력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척자는 ‘무사가 담력과 기예를 겸비하면 ’비단 위에 꽃을 더한 격이다.’ 하였다. 한나라 소열제는 조운을 칭찬하여, ‘몸이 온통 담이다.’라고 한 바 있으니, 예로부터 장사와 열부들은 왼쪽에는 무용을, 오른쪽에는 담력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담력이란 활쏘기를 익히는 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니, 무사는 반드시 담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원문】
愚於弓馬 未嘗不欲爲篤實 而近以家務之冗幹 奔走都鄙 間多廢철 是可謂心不然而事反有眞然者矣
【번역문】
나는 평소 활쏘기와 말타기 연습을 게을리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복잡한 가사에 얽매여 도회지와 시골을 분주하게 오고 가느라 간혹 연습을 중단한 경우가 많았다. 이는 속담에 이른바 ‘마음은 그렇지 않으나, 일이 그렇게 된다.’는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鄕黨篇云 이하는 사실은 中庸 14장 5절 [反求諸其身]의 내용이다.
子曰 射有似乎君子 失諸正鵠 反求諸其身
공자가 말하였다. 활쏘기의 도리가 군자의 도리와 닮은 점이 있다. 정곡을 맞추지 못하면 그 원인을 돌이켜 자신에게서 찾아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