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인 옹의 유품 중에 성문영 황학정 사두의 사진이 들어있어 관심꺼리다.

이 사진은 성 사두의 근영이다. 현재 황학정의 역대 사두 사진으로 걸린 바로 그 사진이다. 이 사진은 성낙인 선생이 경기중학교 다닐 때 사진을 배웠는데, 그때 새 사진기를 사서 찍은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성 선생은 결국 사진을 평생의 업으로 삼게 된다. 즉 서울대학교 미술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교편을 잡게 되는데, 전공이 사진이었다. 일찌감치 서구 문명을 접한 환경으로 직업까지 그 덕택을 보게 된 것이다.

시기를 추산해보면 1940년 전후 무렵이다. 이때 성낙인 선생은 폐결핵으로 몸이 안 좋아서 휴학을 하고 쉬던 중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결핵 약이 좋아서 완치가 어렵지 않지만, 그때만 해도 결핵은 불치병이어서 환자 스스로 보양을 하여 원기를 회복시킴으로써 몸이 병을 이기도록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한다. 사진의 배경은 성 사두의 자택이라고 성 선생은 말한 적이 있다. 인물 뒤로 비치는 것은 집의 창살 같은 것이다. 마당에서 찍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집의 풍경이 찍힌 것이지만, 초점이 인물에 맞추어져서 배경은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 언뜻 보아도 인상에서 대단한 기운이 느껴진다. 허연 수염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선풍도골이라는 말이 자연스레 연상되는 모습이다.

성문영 사두는, 온깍지궁사회 홈페이지의 명무 열전 코너에 <근대 활쏘기의 아버지>라고 묘사된 것처럼, 우리나라 근대 국궁사의 산 증인이고 사표이다. <조선의 궁술>을 만들었고, 오늘날 활쏘기 원칙의 틀을 만들었다. 우리가 즐기는 활쏘기의 모습은 모두 성 사두의 손과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성 사두의 행적과 사진을 정리하고 표준화하여 필요할 때 쓰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사진은 여러 모로 빛나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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